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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은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도시 서울 역시 도시형 가뭄 재해에 취약해지고 있으며, 이는 생활용수 부족, 녹지 고사, 화재 대응 지연 등 도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내 ‘서울의 변화 진단’ 항목에서 가뭄 재해에 취약한 지역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서울의 가뭄 취약 지역이 가진 특성과 그에 따른 도시계획적 대응방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1. 기후변화 열섬현상 – 기후위기의 새로운 형태
서울은 평균 강수량은 많지만, 계절별·지역별 편중이 심하다. 특히 여름 집중호우 이후 긴 가뭄기가 이어지며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 생활용수 공급 불안정: 상수원 고갈, 수도관 노후지역 물 공급 압력 저하
- 도시 녹지 고사: 공원, 가로수, 소규모 정원 등 지속적인 수분공급 어려움
- 화재 대응력 저하: 소방용수 부족, 저수조 고갈
- 열섬현상 심화: 토양 수분 부족으로 인한 지표면 온도 상승
- 식수 취약계층 노출: 단독주택 지역, 임대주택 등 노후시설지 물 사용 제한 빈번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물 부족을 넘어, 도시의 기능 마비와 생활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서울의 가뭄 재해취약지역 공간 특성
서울시는 가뭄 영향이 크거나 회복력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재해취약지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 고지대 단독주택 밀집지역: 관악구, 은평구, 노원구 일부 등 수압 저하로 단수 빈번
- 노후 수도관 밀집지역: 동작구, 중랑구 등 파열·누수 발생률 높음
- 도심 내 공원녹지 밀도 높은 구역: 양천구, 성동구, 송파구 등 유지관리용수 부족
- 소형 아파트 단지 및 도시형 생활주택: 저수조 용량 한계로 물 배급 취약
- 산불 취약지역과 중첩된 지역: 강북구, 도봉구 산지 인접지, 소방용수 확보 곤란
가뭄은 땅속이나 수로망에서 시작되지만, 그 영향은 사람과 공간의 연결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공간 구조에 따른 맞춤형 대응이 필수다.
3. 도시계획 기반 스마트 수자원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다음과 같은 예방·완화·회복의 3단계 전략으로 가뭄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
- 저영향 개발(LID) 적용 확대
- 투수블록, 빗물정원, 식생 수로 등 물 순환형 도시 기반 조성
- 건물 옥상녹화와 저류시설 연계로 자연 저수 기능 강화
- 공공시설의 물 자립 강화
- 공원·학교·복지시설에 빗물저장탱크 및 재활용 급수 시스템 구축
- 스마트 수자원 관리체계 도입
- AI 기반 수요예측, 누수 감지 센서, 지역별 수압 실시간 모니터링
- 화재 및 비상시 대응능력 강화
- 고지대 소방저수조 보강, 간이급수소 네트워크 정비
- 가뭄 취약계층 보호 정책
- 임대주택, 고령자 거주지 중심 수자원 공급 우선순위 지정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물의 양이 아닌, 도시 전체의 수분 흐름과 회복 시스템을 공간계획에 반영하려는 노력이다.
결론: 물이 멈추면, 도시도 멈춘다
가뭄은 보이지 않게, 그러나 강력하게 도시를 마비시킬 수 있다. 서울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수자원을 도시계획의 핵심 요소로 반영하며, 공간 기반의 대응력을 확보하고 있다. 가뭄에 강한 도시란, 물을 아끼는 도시가 아니라 물을 회복하고 순환시키는 도시다. 서울은 그 전환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