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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쿄, 뉴욕은 세계적인 초대형 도시로서 각기 다른 도시계획 전략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 글에서는 서울시의 ‘2040 도시기본계획’을 중심으로 도쿄와 뉴욕의 도시계획과 비교하여, 세 도시가 도시성장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접근을 택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를 통해 서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도시경쟁력 향상의 전략을 도출해 본다.
공간 구조 – 다핵도시 서울 vs 중심축 도쿄 vs 자율분권형 뉴욕
서울은 ‘2040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기존의 3 도심(도심·강남·여의도)에 더해 7개의 광역거점을 추가하는 ‘다핵 연결도시’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집중 개발에서 벗어나 도시 전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15분 도시’ 실현과 자족적인 권역 발전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도쿄는 철저히 중심축 중심의 개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도쿄는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도쿄역 등 주요 철도망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환상형’ 구조가 도시계획의 핵심이다. 고밀도 개발이 이뤄진 중심지에 각종 기능을 집약시켜 대중교통 중심의 효율적인 도시구조를 완성해 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외곽 지역의 상대적 쇠퇴, 주거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은 미국식 분권 구조에 기반해 5개 보로(Manhattan, Brooklyn, Queens, Bronx, Staten Island)가 자율적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도시다. 중심지인 맨해튼은 업무 중심지로, 브루클린과 퀸즈는 주거와 산업 기능이 혼합된 지역으로 발전하며, 지역 간 특성과 역할이 자율적으로 분화되고 있다.
서울의 다핵 전략은 도쿄의 중심축 모델과 뉴욕의 자율분권형 모델 사이에서 ‘균형+연계’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구조로, 지역 격차 해소와 자족성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주거 정책 – 공공 중심 서울 vs 규제 완화 도쿄 vs 시장 중심 뉴욕
서울의 주거정책은 공공성과 안정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2040 도시기본계획’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 공급, 공공임대 확대, 저층 주거지 재생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1인 가구, 고령자, 청년층을 위한 특화 주택공급이 강조되고 있으며, 도심 재생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도쿄는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건축 규제 완화와 용적률 상향을 통해 민간 공급을 촉진하고,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도쿄가 세계 주요 도시 중에서 비교적 임대료가 낮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공공임대 비중은 낮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은 시장 중심의 주택공급이 일반적이며, 고밀도 개발과 고급 주택 중심의 공급이 이어져왔다. 다만 최근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인센티브 기반의 ‘인클루시브 주택정책’을 확대하며, 공공-민간 협력을 통한 혼합형 개발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소득격차와 임대료 폭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서울의 공공주도형 주거정책은 사회적 형평성과 안정성 면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공급 속도와 유연성 측면에서는 도쿄와 뉴욕에 비해 개선 여지가 있다. 향후 민관 협력 모델과 규제 유연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건이다.
지속가능성 전략 – 탄소중립 기반 서울 vs 재난 대비 도쿄 vs 기후정책 선도 뉴욕
서울은 2040 도시기본계획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공원 10분 거리 확보, 그린인프라 확대,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제로에너지 건축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기후친화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특히 건축물 에너지 효율 개선과 도심 내 녹지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도쿄는 기후변화보다는 ‘지진 등 재난 리스크 대응’에 중점을 둔 도시계획이 발달해 있다. 지하 인프라 구조 안전 확보, 방재공간 조성, 내진 건축 기준 강화 등은 도쿄 도시계획의 핵심 요소다. 또한 도심 내 대규모 공원은 주거환경 개선뿐 아니라 재난 대응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뉴욕은 선도적인 기후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시는 ‘OneNYC’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하고, 해수면 상승 대응, 지속가능 교통체계 구축, 에너지 전환 등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건축물 에너지 규제, 도시농업, 녹색일자리 창출 등은 뉴욕형 지속가능 도시 전략의 특징이다.
서울은 기후와 생활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복합형 지속가능 도시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쿄의 재난관리 전략과 뉴욕의 생태전환 전략을 적절히 참고해 융합적 모델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결론: 글로벌 도시 경쟁력, 전략 융합이 해답이다
서울, 도쿄, 뉴욕은 서로 다른 도시계획의 배경과 전략을 갖고 있으며, 각 도시의 성공과 한계는 서울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울은 공공 중심의 형평성 있는 접근, 공간 균형 전략, 탄소중립 기반 도시구조 개편이라는 측면에서 선도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의 교통 효율성, 뉴욕의 정책 유연성, 시장 역동성을 참고해 보다 융합적이고 실행력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글로벌 도시 경쟁 시대, 서울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전략적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다.